해임案 한숨 돌린 이창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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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한숨 돌리게 됐다. 한나라당이 꺼내보였던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16일 "지켜보겠다"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유보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이 그리 긴박한 일이 아니므로 좀더 검토해 보고 결정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규택(李揆澤)총무가 "언론 말살은 곧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李장관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아갈 것"이라고 했지만 만류한 것이다.

회의 뒤 박종희(朴鍾熙)대변인은 "전날 문화관광위에서 李장관의 언론관이나 문화정책에 대해 검증한 결과 李장관의 '증세'가 많이 나아졌고 또 개선의 여지가 있어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보 이유가 李장관의 태도 변화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한 당직자는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전략의 수정일 뿐이지 목표를 바꾼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 등 국정 혼란 상황에서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이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했지만 새 정부가 현재의 언론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경우 적절한 시기에 상징적 의미로라도 이를 주도한 부처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상정해 통과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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