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비교적 건강한 모습|방청석 들러본 뒤 자리 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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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피고인들은 상오 9시7분부터 김대중을 선두로 문익환 이문영 예춘호 고은태 순으로 법정에 들어오기 시작, 9분만에 입정이 끝났다.
이날 헌병의 호송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선 김대중은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보도진을 둘러본 뒤 굳은 표정으로 피고인 석에 앉았다.
○…김대중은 왼쪽가슴에 붉은 글씨로 201번이라 쓰인 수인번호를 달고 표정 없이 들어와 가족석을 돌아봤다.
김대중을 비롯한 피고인 24명은 모두 흰색바지와 저고리를 입고 있었다.
법무사의 인적신문은 17분간 계속됐다.
김대중은 낮은 목소리로 직업을 물을 때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등 짤막하게 대답했다.
개정에 앞서. 재판장은『군법회의 법 제3백20조에 따라 다음공판부터 『법정질서를 문란케 하는 피고인이나 방청객은 .퇴장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법정에는 피고인들의 가족· 친지와 주한 외국공관원, 내·외신기자 등 2백여 명이 나와 재판을 지켜봤다.
이날 법정의 분위기는 매우 엄숙했다.
김대중·김상현 피고인 등의 가족에게도 방청권이 발급됐으나 가족들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당국이 방청까지 금지한다는 인상을 나라 안팎에 알리고 가혹한 재판 인상을 남기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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