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중·고교 3기분 공과금 과학전에 앞당겨 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울시내 일부 사립중·고교들이 9월초까지 받도록 돼 있는 3기분 공납금을 여름 방학전에 미리 받는가하면 심지어 4기분 공납금까지 앞당겨 거둬 학부모들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규정상 가을학기인 3기분 공납금은 여름방학후인 8월20일께부터 고지해 9월5일까지 받도록 돼있으나 대부분의 사립중고교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7월15일을 전후해 이미 고지서를 발부, 방학 전까지 내도록 종용하고 있다.
종로구 M고교의 경우 지난주 전교생에게 3기분공납금 4만5천7백 원을 방학 전까지 납입하도록 고지했고, 도봉구 J여중도 지난15일 3만5천2백50원의 3기분 공납금 고지서를 발부했다.
특히 일부 고교에서는 졸업반 학생들에게 겨울학기인 4기분(12∼2월분) 공납금까지 여름방학 전 혹은 8월20일까지 당겨 내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2학기에 들어서면 취업실습 등으로 수업이 별로 없는 실업고교·전수학교 등에서 특히 많다.
사립학교들의 공납금조기징수는 학교 재정의 악화로 학교시설비·교사정근수당지급 등에 쓸 운영경비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
이 같은 현장은 해마다 있어 왔지만 올 들어 전반적 불경기 속에서 재정형편이 더욱 악화돼 조기징수학교가 늘어났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공납금고지서를 발부하면서 가정통신문을 함께 발송, 『방학 중 학교시설을 보수하기 위해 조기징수가 불가피하다』는 등의 설명을 하며 학부모 등의 협조를 구하고있다.
시교위에서는 사립학교들의 공납금 조기징수 사실을 알고 있으나 학교재정을 감안해 규제를 않고 있다.
시교위관계자는 사립학교들의 재정이 올 들어 부쩍 악화돼 교위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재정결손 학교가 중학교 1백10개교, 고교43개교로 지난해보다 30%가량이나 늘어났다고 밝히고 이 같은 상황에서 조기징수를 막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