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환자, 간 손상 해결할 단초 마련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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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은 전염성이 높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당시 감염이 확인된 872명 중 76%가 단체 생활이 잦은 20~30대였다. 물을 매개로 급성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확산되는 병으로, 여름이면 환자 수는 급증한다. 간의 손상은 물론 급성 간염을 유발해 한 달 이상 병원 신세를 지기 일쑤라 의료비 부담도 적지 않았다.

그 동안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던 A형 간염의 간 손상 기전이 국내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팀은 인체 면역계의 균형유지를 담당하는 조절 T 세포의 감소가 A형 간염 환자의 간 손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A형 간염 환자의 혈액에 형광 항체를 투여해 조절 T 세포를 포함한 면역세포를 형광염색한 뒤 분석하는 형광 유세포 분석(fluorescence flow cytometry) 기법을 활용했다.

그 결과 A형 간염 환자의 혈액에서 조절 T 세포의 숫자가 줄어 있었고, 면역 기능도 현저히 감소된 사실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특히, 조절 T 세포의 감소율이 높을수록 간 손상은 더욱 심했다. 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통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인 ‘Fas’의 발현이 증가하면서 조절 T 세포의 수와 기능상의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면역체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조절 T 세포는 만성 바이러스 감염 시 면역반응을 약화시켜 감염상태를 지속시킨다고 알려졌지만, A형 간염과 같은 급성 바이러스 감염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히 알려진바가 없었다.

신 교수는 “A형 간염 뿐만 아니라 급성 바이러스 감염증에서 임상 양상의 심화 기전을 제시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다양한 중증 급성 바이러스 감염질환에서 조절 T 세포의 세포사멸을 억제함으로써 조직 손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소화기학 학술지인 ‘거트(Gut)’ 온라인판에 9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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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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