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대재 보름휴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백여 근로자들 대책요구 집단농성>
【부산】 국내최대의 합판제조업체인 동명목재 (대표 강석진· 부산시 남구 용당동 123)가 계속되는 자금압박에 원목확보 등이 어려워 7일부터 22일까지 15일간 휴업에 들어감으로써 동명목재소속 3천7백 여명의 종업원이 실직상태에 빠졌고 동명산업· 동명중공업· 동명해운등 7개 방계회사들이 구심점을 잃게돼 한때 국내수출 최고액을 기록했던 동명 「그룹」이 문을 닫을 위기에 있다.
동명목재 이사회와 간부회는 6일 하오3시부터 7일 상오 4시까지 철야회의를 연 끝에 15일간 휴업에 들어가기로 하고 이날 상오 10시 3천 여명의 종업원이 모인 가운데 휴업을 발표했다.
동명목재 이필윤 전무(48)는 『한때 국내최고의 수출실적을 자랑했던 동명이 계속된 합판수출의 불황에다 원목확보 난과 잇단 자금난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정부의 뚜렷한 대책이 있을 때까지 15일간 휴업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동명은 현재 8백억 원의 자산 중 5백억원 이상이 채권은행인 부산은행에 담보로 잡혀있고 강회장의 사재를 포함,3백억 원의 부동산을 담보로 지난3월부터 재무부에 2백억 원의 구제금융을 신청했으나 당초확답을 주기로 한 지난3월말까지 연락이 없어 잇단 회의 끝에 휴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1925년에 창설돼 55년간 국내합판업계는 물론기업전반의 선두주자로 활약해온 동명은 지난7O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자국자원보호주의로 「인도네시아」등 원목수출국들이 수출량을 줄이고 단가를 높이자 심한 경영난에 허덕여왔다.
한편 동명목재상사 6백여 근로자들은 이날 상오 11시30분부터▲사주는 전 재산을 환원하라▲경부는 기업가동을 보장하라▲정부는 노동자의권익을 보호하라▲회사재산은 우리의 것이다. 평화적으로 투쟁한다.▲회사의 부채는 동결한다▲금융기관은 동명의 현실을 직시하라▲금융기관은 기업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라 등 7개 요구사항을 내걸고 집단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회사측은 5월분 근로자들의 임금지급일인 10일에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임금을 지불토록 할 것이며 회사를 지속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