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성명서 전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학은 국가 사회에 있어서의 지성의 거점이어야 하며, 정의 실현의 보루이어야 한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민주화 실현의 과제에 있어서도 대학은 마땅히 자체의 민주화를 앞질러 달성함으로써 거대한 국민적 운동의 선도적 구실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이 시점에 있어서 대학 자체가 민주화될 수 없다고 한다면 그 밖의 어떤 사회 분야가 민주화될 수 있을 것인가를 자문해 볼 때 대학인들은 자신의 책무의 크고 무거움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대학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진통들은 다년간에 걸쳐서 누적 되어온 학원의 악폐 근절이 결코 용이한 과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의 타개를 위한 제1보는 오직 대학인들의 범대학적인 대동단합을 통해서만 이룩될 수 있다는 결의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 교수들은 목전의 대학의 긴급사태에 관한 공동의 소신을 다음과 같이 표명하는 바이다.
1,대학이 사회의 공기임을 망각하고 족벌체제로 운영하여 학원을 사기업화한 경영자들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 이들이 대학 운영에 있어서 저질러 온 횡포와 부패상은 온 국민이 주지하는 바로서 참으로 우리나라 대학사에 있어서의 씻을 수 없는 치욕이 아닐 수 없다. 만일 국민이 이들의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할 때에는 대학의 정상화와 민주화에 중대한 장애요인이 남게 될 것이며, 해당 대학들의 혼란과 무질서 상태는 만성화될 것이다.
2,이미 정부 당국이 언명한 바 있는 대학 군사교육의 근본적인 개선책은 시급하게 실현되어야 한다.
3.지금까지 악용되어 온 교수재임용제도는 철폐되어야 한다.
4.대학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교수회의의 민주적 기능은 강화되어야 한다.
5.이상의 민주화 작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각 대학에서의 교수협의회 결성이 바람직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