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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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부대학의 학생폭력사태에 대해 비만의 소리가 높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요구를 이해할수 있으나 어떠한 명분으로도 폭력행위는 용납될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과 교육계관계자들은 이같은 폭력사태로 학원자율화와 민주화의 길이 꺾이지 않을까 우려했다.
이숭령박사는 대학생들에게 어떠한 불평이 있거나 생각이 있어도 행동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자기학교 총장실을 때려 부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박사는 학생이 지켜야될 질서가 분명히 있다며 『이런식으로 나가다가는 정치발전 이전에 교육계가 망하게 된다』고 개탄하면서 세계 어느나라 어느 대학에도 학생이 총장실을 파괴하는 행위는 없었다고 했다. 이박사는 진심으로 학생들의 자제와 반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경희대의 김성식교수는 『그동안 누적되어왔던 학생들의 불만은 이해할수 있지만 어용교수는 스스로 물러나도록 해야지 학생들이 물리적으로 쫓아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그러나 기성세대는 학생들을 너무 욕하지 말고 그들의 저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김교수는 『아이(학생)와 어른(학교측·기성세대)의 싸움에서 1차적인 책임은 어른에게 있지만 아이도 어른을 무조건 배척해선 안된다. 모두 인격자라고 믿는 총장을 「인민재판」식으로 몰아내는 일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복권으로 다시 학원에 돌아온 연세대 김찬국교수(신학)는 폭력행사로까지 번진 학원사태를 우려하면서 『대학의 혼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구실을 주어서는 안된다. 지성의 광장답게 조용한 개혁을 통해 민주화작업을 앞당기는 밑거름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 『대학생들도 지금까지의 학원병폐가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외부의 압력등에 의해 누적됐던 것이기 때문에 학원자체에만 그 책임을 지우는 생각은 버려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대학원생 김명구씨(27·사학전공)는 『학원사태로 학생과 교수간의 불신이 깊어져 대화가 끊긴다면 모처럼 불어온 학원민주화 바람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며 학교측도 학생들의 올바른 주장을 받아들여 학원발전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법대4년 김형철군(24)은 『최근 학생들이 급속한 「학원자율화」의 물결에 편승해 기물을 부수는등 지나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잦아 모처럼 주어진 민주발전을 위한 좋은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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