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닦이 한강교서 자살소동 『좋은일터달라』35분간 버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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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3일 하오3시10분쯤 서울 보광동 209의15 채억만씨(29·구두닦이)가 『수입이 좋은 일터를 달라』며 한강인도교 철제「빔」위에 올라가 35분 동안 자살소동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즉심에 넘겨졌다.
채씨는 이날 술을 잔뜩 마시고 한강인도교 노량진쪽 두번째 철제「빔」위에 올라가 『하루 2천5백∼4천5백원을 버는 현재의 구두닦이 수입으로는 홀어머니를 모시지 못하고 방값도 못내 쫓겨나게 됐다』며 용산 경찰서장에게 딱한 사정을 하소연하는 진정서2통을 흔들며 『경찰서장이 안나오면 뛰어 내리겠다』고 상의를 벗어 던지고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고가사다리차2대를 동원, 설득을 벌이다 채씨를 덮쳐 끌어 내렸다.
이 사고로 한강인도교의 교통이 30분쯤 마비됐다. 채씨는 다리를 저는 불구자로 보광동에서 구두닦이로 생활하고있으나 벌이가 시원치 않자 수입이 좋은 일터를 얻기 위해 이같은 소동을 벌였는데 이번이 세번째 자살소동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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