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본 서울|안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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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외국기자들은 통치자를 비극적으로 잃은 한국인들이 『조의는 정중히 표하면서도 들뜨지는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거리는 상상외로 조용하고 민심은 안정돼 있으며 질서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비친 공통된 인상이다.
「뉴욕·타임즈」지 「헨리·스코트·스트크스」기자는 시민들 역시 평소처럼 자기일을 열심히 하고있다』고 보도하고 『대학교는 문이 닫혀있으나 대학생들은 도서실 문 앞에 장사진을 펴고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의 「데리·앤더슨」기자는 『한국인들은 대통령의 서거를 전해 듣고 처음에는 큰충격을 받은듯 했으나 곧 안정을 되찾고 신문사 특보판앞에 모이거나 호외를 읽고 「라디오」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독의 「디·벨트」지의 「드·라·트로베」기자는 『일반 질서와 경제활동은 계속 정상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비롯하여 금·은·외환 등의 가격도 변동이 없어 이번 사태는 시민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의 「월리엄·재프먼」기자는 『사건발표가 지연되자 구두닦이에서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진상에 대한 추측과 소문이 주요화제였다』고 썼다.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모든 술집과 「카바레」가 일찍 문을 닫고 공사장의 인부들도 통금시간인 밤10시까지 집에 도착하기 위해 9시면 일손을 털었다』고 전했다.
「가디언」지(영)는 『국민들이 계엄당국의 조처에 불평없이 따르고 있고 계엄당국도 국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통금의 부분적 해제등 합리적인 조치를 적시에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께이」(일본경제신문)는 한국인들의 거의 모든 가정에 조기를 달고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검은 「리번」을 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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