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석유공급사정 좋아질 듯 소요량의 50%를 직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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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내년도의 우리나라 원유공급사정은 올해보다 많이 나아져 특별한 상황변동이 없는 한 물량확보면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올해 초부터 강력히 추진해온 대중동자원외교와 정부간 직도입체제(GG베이스)의 확보에 의한 것으로 내년도 원유소비량의 절반을 직도입원유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하루 원유소요량 50만「배럴」중 8만「배럴」을 직도입에 의존하고 있다.
17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산유국들로부터 원유를 직접 도입하지 못하고 「걸프」「칼텍스」등 「메이저」(국제석유재벌)를 통해서만 들여왔다.
이 때문에 지난 연초부터 3월에 이르기까지 1·4분기동안 「이란」사태를 틈탄 「메이저」측의 일방적인 원유공급 감량으로 국내석유류의 품귀현상을 빚고 이로 인해 약4백만「배럴」의 원유를 현물시장에서 「배럴」당 25「달러」선의 비싼 값으로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는 이 같은 석유물량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연초부터 대 중동자원외교를 전개, 지난 4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하루 5만「배럴」씩 GG「베이스」로 공급받고 있으며 「이란」으로부터도 7월 이후 하루 3만「배럴」씩 직도입하고 있다.
여기에 경남 울주군 온산에 건설하고있는 「한·이란」정유공장이 연말에 준공, 내년 초부터 가동됨에 따라 「이란」으로부터 별도로 하루 6만「배럴」씩 공급받게 된다. 이와 함께 「걸프」가 갖고 있는 대한석유공사주식 50%가운데 25%를 회수, 이를 「쿠웨이트」에 주고, 「쿠웨이트」로부터 하루 15만「배럴」씩의 원유를 도입하는 외교교섭이 거의 타결단계에 이르러 추가로 15만「배럴」의 확보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섭을 위해 이 달 말쯤 「쿠웨이트」의 석유상이 내한할 예정이며 이 교섭이 잘 추진될 경우 내년 상반기중 최소 15만「배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물량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산유국으로부터의 원유도입계획이 순조로울 경우 내년에 우리나라가 확보하는 직도입분은 하루 29만「배럴」로 내년도의 원유소비량을 2억2천만「배럴」로 잡을 경우 약 절반에 해당한다.
정부관계자는 이미 PL0의 승인을 전제로 대 중동산유국에 대한 외교접촉을 강화, 앞으로 원유의 추가확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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