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공황은 오는가|50년 주기설로 떠들썩한 일 경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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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김두겸특파원】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월」가의 주가 대폭락은 30연대 세계대공황의 신호탄이었다. 이「암흑의 목요일」로부터 50년째가 되는 지난 10월 9일부터 「월」가의 주가가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하여 12일 현재까지 「다우」30종 평균은 50「달러」나 폭락했다.
「월」가가 기침을 하면 동경「가부또」정(증권가)은 즉각 감기가 걸린다. 11일 동경증권시장은 하루만에 「다우」평균 1백60「엔」이나 떨어져 하루종일 시장은 침울하기 그지없었다.
소련의 경제학자「콘도라치에프」는 일찍이 「세계공황 50년 주기설」을 주장했다.
자본주의 경제는 20∼25년 주기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는 이 「콘도라치에프·사이클」은 「오일·쇼크」이후 크게 각광을 받고있는데 「콘도라치에프」는 『세계경기가 1920년대부터 불황에 빠진 것』이라고 예언한바 있다.
30년대의 세계공황은 바로 이 예언대로였으며 따라서 70년대에 시작된 세계경제의 혼란은 새로운 50년 주기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부 일본경제계의 전망이다.
특히 최근의 세계경제정세로 보아서는 내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이미 공황론의 무대장치는 준비완료』라고 지적하고 있다.
4년에 걸친 전후 가장 긴 경기확대의 종식, 연율 13∼14%의 이상「인플레」, 사상최고인 12%에 이르는 중앙은행 재할인율, 주택·금 등 환물사상 만연, 급격한 주가동요 등을 들고 있다.
경제기획청 경제연구소 「후루도미」 주임연구관은 『공황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세계경제전망은 매우 어둡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후퇴는 보다 심각하고 장기적인 것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강력한 금융긴축정책은 이미 주가가 대변하고 있듯이 경기후퇴를 보다 촉진하고 이에 따른 생산둔화, 내년의 세계무역 축소는 필연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비교적 낙관론이다.
이른바 「콘도라치에프」50년 주기의 시작이라는 것은 일본「매스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의 유희」라는 것이다.
미국경기전망이 요 경계상태에까지 이른 것은 사실이지만 미 정부의 단기결전형의 「인플레」억제책은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주가는 크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고 국제금값도 「온스」당 4백50「달러」선이 「피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공황까진 가지 않더라도 금값폭등·주가폭락 등 「달러」불신에서 비롯되고 있는 세계경기침체는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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