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을 7년동안 오간 「편지바둑」부산 남백고씨 일 모리야씨 이색대국 1국은 남씨승리, 2,3국 진행 중…서로방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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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항공우편물 이용한 통신 바둑이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 무려 7년4개월동안 계속되고 있다. 주인공은 남백고씨(50·부산시 대연동1479의 29·운수업)와 「모리야·히로시」씨(62·강산시 갈성 19의 25· 소림기공대표).
이들의 바둑이 시작된 것은 72년6월6일로 지난해9월28일 6년3개월여만에 1국이 끝나 흑을 쥔 남씨가 반집승한데 이어 현재 제2국과 제3국이 진행중이다. 지금까지 두사람 간에 오간 통신바둑 우편은 제1국에서 2백37통, 2국 60통, 3국31통 등 모두 3백28통.
지난 11일엔「모리야」씨가 교환방문 약속에 따라 대연동 남씨집을 찾아 이들의 우정은 날로 두터워지고 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남씨가 문교부 파견 교사로「오까야마」(강산) 시 한국교육문학 「센터」소장으로 있을 때인 72년1월-. 「아마」 2단의 남씨는 일본인 바둑 친구의 소개로 「아마」3단의「모리야」씨를 알게 돼 서너 차례 대국을 벌인 끝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백중세의 호적수끼리 만났음을 기뻐했다.
그러나 그 해6월 남씨가 임기 6년의 소장직을 마치고 귀국하게 되자 「모리야」씨가 호적수를 놓치는 아쉬움에 통신바둑을 제의했다.
남씨는 즉석에서 찬성하고 대국방법은 항공우편을 이용하되 나이 적은 남씨가 흑을 쥐고 4호반을 공제, 수신 3일 이내에 답신해야 하며 훈수는 일체 받지 않기로 약속했다. 한국에 건너 온 남씨는 72년6월6일을 기해 제1신을 띄웠다.
두 사람은 통신바둑의 장점을 이용, 우편 한번에 각기 다른 두 판의 한 수씩을 두어 제2국은 77년9월1일, 제3국은 제1국이 끝난 지난해 11월2일 시작해 2국은 60수, 3국은 31수까지 진행돼 있다.
두 사람은 교환방문의 약속에 따라 74년4월「모리야」씨가 한국을 방문하고 남씨는 77년8월 일본을 각각 방문했다. 두 사람은 교환방문 땐 한꺼번에 많은 수를 두면 기보의 내용이 나빠진다는 이유로 일체 바둑을 두지 않는다. <부산=주수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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