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8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그날 하늘같던 감격은
우리들의 가슴 가슴과
살결같은 조국 강토위에
영원히 영원히 살아
깃발처럼 휘날리고 있다.
창공에서, 바다에서,
넓은 벌판 저 아득한 지평선
동과 서 그 끝에서
홍수처럼 출렁이던
조국의 맥박, 아! 생동하는 깃발들.
미운이 미워하는 사람 하나도 없고,
오직 조국 세우는 일터에
작은 일꾼이고자 원하던
영원한 우리늘의 8월
태양도 새로 솟던 15일.
있는 것 모두
풍부한 살림 다 바쳐도
인색한 이 없고
그저 기쁘기만 하던
우리들의 사랑의 달
8월이여!
36년
욕되고 피로 물든 그날이 아파
조국, 눈물로 떠나
바람과 함께
생명 구름같이 흩날리며 살라온
겨레들의 지혜
크난한 보람이 돌아오던 날.
하늘은 기뻐 웃고
그리하여 별들 빛나고
산과 들은 승리의 기폭,
바다도 강물도 일제히 손을 들고
우, 우, 우, 소리치며
영광으로 밀려 왔거니.
어찌 꿈엔들 생각하였으랴,
피와 생명으로 되찾은
우리들의 강토위에
결박의 마선이 그어지던 날.
어제 같건만
34년의 세월, 악몽은 쌓이고
우리들의 가슴에 총을 당기던
그러나 그들도 우리 말을 쓰는
진정 겨레였어라.
우리들 잊고 있었네
같은 겨레임을 잊고 있었네.
동이 토던 아침에
나와 너의 머리위에 놓여진
보석 상자 8월 15일
그날을 정녕 잊고 있었지.
돌아가자
해일같이 차오르던 감격의 그날
우리들의 8월로,
다 함께 돌아가
겸손한 일꾼이 되자
8월이여, 영원한 조국의 달이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