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대의 늦장 예보로 피해 더 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강원·충남·전북 지역을 강타한 호우피해가 컸던 것은 관상대의 늑장 예보에도 원인이 있었다는 비판이 뒤따르자 관상대 기상 요원들은 이를 변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관상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비는 7월 중순 대륙으로 북상한 장마 전선이 유별나게 강한 고기압에 밀려 남하하면서 쏟아진 것』이라며 『이처럼 강한 고기압 현상은 관상대 생활 30년만에 처음 보는 일』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강우 전선이 남하하기 시작한 4일과 5일에 경기·강원·충남 지역 등에 내린 호우주의보는 『결코 늑장 예보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다만 군산 등지에 이미 80여mm의 비가 내린 5일 상오 7시에야 전북에 호우주의보를 내린 것은 「늦은 편」이었다고 실토. 어쨌든 8월 들어 중앙관상대의 예보는 졸작이었다. 지난 5일 새벽 중부 내륙 지방에 시간 당 최고 1백mm의 호우가 내리는데도 호우경보 아닌 호우주의보만 내렸다. 또 지난 1월 미 8군의 예보는 북한 지방에 북동에서 남서로 중국 내륙까지 형성된 강력한 강우 전선이 펼쳐 있어 이 전선이 남북으로 오가면서 호우가 예상된다고 밝혔으나 관상대는 강우 전선의 묘사 없이 한때의 기압을 정도로 분석, 엄청난 피해를 낸 호우를 예상하지 못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