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미꾸라지에 다량의 화학물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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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종진 교수(경희대), 경기지역 조사
농약에 포함되어 있는 PCB (염화「비닐」), 살충제BHC·DDT등이 우리 나라 토양과 동식물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27일 경희대학교 식품공학과 이종진 교수(59·생화학) 가 공개한「한국두루미·재두루미의 유기염소화합물 축적량조사」에 따르면 이들 새의 배설물과 몸 속에서 PCB가 잠정적인 인체허용기준치(0·003PPM)보다 무려 6천4백 배까지 많은 19·445PPM이 검출된 것을 비롯해, BHC와 DDT등 다량의 유기염소화합물이 축적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교수가 77년 2월부터 79년 3월 사이에 인천·철원·김포· 연천 등지에서 채집한 두루미 4마리와 재두루미 1마리의 배설물·위 내용물·간·깃털·가슴근육 등을 일본「마쓰야마」(송산)시「에히메」(애원) 대학 농학부 환경화학연구실에 보내 분석한 결과 PCB는 최고 19·445PPM에서 최저 0·107PPM까지 나타났으며 BHC는 무려 22·740PPM에서 0· 405PPM까지 검출됐다. 또 DDT는 15·510∼0·640PPM으로 나타나 이들 유기염소 화합물의 총량이 최저 1·501PPM에서 최고 57·695PPM으로 위험 선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장지대인 한강하류의 인천지방 두루미가 내륙지방인 직원의 두루미보다 4배나 많은 축적량을 보여 이 지역의 농약오염이 극심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배설물에서 가장 많은 양이 검출된 것은 이들의 먹이가 되는 붕어·미꾸라지 등 물고기와 조개류 등이 화학물질에 크게 오염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들 새와 마찬가지로 물고기와 조개를 먹는 사람의 몸에도 상당량 축적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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