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비축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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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제2의「오일·쇼크」를 당하고서야 뒤늦게 석유비축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 갈다.
석유비축문제가 거론된 것은 8년 전부터이고 한동안 CTS(원유비축기지) 건설계획이 활발히 논의되기까지 했었으나 안일한 타성에 젖어 자금조성난을 이유로 계획추진을 포기한 상태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면서 특히 안보적 차원에서 막중한데도 비축시설과 원유비축량을 확보하지 않고 있는 것은 큰 헛점으로 지적되어왔다.
산유국들이 석유를 정치무기화, 공급물량을 조절하고 가격인상을 계속함으로써 석유위기가「클로스 업」되었다.
6월말 OPEC가 기름값을 대폭 올렸지만 오는 10월 및 그 이후에 계속해서 올릴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을 뿐 아니라 물량공급 자체도 불확실한 상태다.
이에 자극을 받은 정부는 이번 국내 기름값을 조정하면서 비축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요인까지 합쳐 대담한 인상을 단행했다.
정부 측 실명은 OPEC가 연내 유가를 다시 크게 올리지 않는 한 정유회사들의 초과수익으로부터 1천 억 원을 떼어 석유비축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국내유가 59%의 인상은 큰 폭의 여유를 둔 것임을 말해준다.
정부가 마련한 석유비축계획은 80년에 25일분, 82년 40일분 (원유 26일분·제품14일분), 84년60일분을 확보한다는 것이고 여기에 들어가는 자금은 ▲79∼80년 7백9억 원 ▲81년 6백74억 원 ▲82년 1천7백9억 원 ▲83∼84년 3천3백93억 원 등 84년까지 모두 6천4백85억 원을 잡고있다.
비축방법은 주로 폐유조선 및 수상부동 「탱커」등을 이용하는 해상비축을 하기로 했다.
비축시설과 비축원유 확보는 석유개발공사가 맡게 된다.
참고로 외국의 원유비축현황을 보면 ▲미국 1백 일분 ▲일본 81일분 ▲서독 1백5일분 ▲영국 89일 분등 선진국들은 거의 3개월 분의 대비를 하고있다.
유조선이 제때 오지 않으면 당장 수급차질이 생기는 우리 나라의 원유공급 및 비축상황은 아슬아슬하기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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