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을 출마설 오세훈, 출국 채비 … 나경원 거취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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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회 의석 15개가 걸린 7·30 재·보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기류가 묘해지고 있다.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혜훈 전 최고위원의 낙마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량급 정치인들도 출마 의사를 접거나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경기 평택을 선거를 준비해 온 임 전 실장은 1일 공천 재심사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했다. 임 전 실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함께 준비해 온 분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공심위원인 원유철 의원은 “임 전 실장에게 수원 영통에 출마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했지만 임 전 실장은 “평택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울산 남구을에 출마했다가 여론조사 경선 방식에 반발해 공천 신청을 철회한 이 전 최고위원도 통화에서 “불리해서가 아니라 당원 자격이 없는 컷오프 대상인 후보들을 경선 대상에 포함한 부당함에 항의하려 공천 신청을 철회했다”고 비판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명확히 하면서 새누리당의 인재풀 가운데 대중성 있는 정치인들은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권에서 내세울 수 있는 전략카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서울 동작을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오세훈 카드마저 불발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경기도 성남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 강의실에 있었다. 지난 3월 르완다의 수도인 키갈리시에서 시정 자문역으로 오 전 시장을 보내달라고 KOICA에 요청했고, 오 전 시장은 이를 수락했다. 그래서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KOICA에서 파견에 대비한 교육을 들었다. 예정대로라면 재·보선이 열리는 7월 말부터 6개월 일정으로 아프리카로 떠난다. 오 전 시장의 한 측근은 “주변에서 르완다 출국을 만류했지만 ‘더 성찰해야 한다’는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며 “당에서 진정성을 담아 출마를 요청하면 고민은 하겠지만 현재로선 출마보다 출국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거취는 유동적이다. 출마가 거론되던 경기 김포는 이날 국민경선지역으로 확정됐는데 나 전 의원의 이름은 빠졌다. 수원 출마도 거론되지만 오 전 시장이 불출마하면 동작을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통화에서 “공인으로서 역할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내가 먼저 나설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방향을 틀어 7·14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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