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대학 출신|공립학교에만 편중 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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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설·학생·교사 등 중·고등학교의 평준화 작업을 펴고있는 문교당국이 정규교사과정을 이수한 사범대학 졸업자들을 서울시내 공립학교에만 편중 배정하고 시내 3백 53개 중·고교의 70%를 차지하는 2백 57개 사립학교에는 전혀 배정을 않고 있다.
25일 서울시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내 2백 57개 사립 중·고교는 지난달 말 현재 교사결원이 1백 39명이나 되고 시간강사 또는 임시교사가 1천 1백 12명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교위는 이 같은 사립학교의 교사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77년부터 시교위주관의 사립 중·고교교사임용 학력평가 고사제를 마련, 이 고사에 합격한 교사를 임용권자(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채용하도록 하고있으나 학력평가고사 응시자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 대부분의 학교에서 채용을 않고 있다.
또 정규사범대학 출신의 우수한 교사들은 자신의 신분보장·대우조건이 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가 나쁘다는 이유로 사립학교지원을 기피하고 있어 해가 거듭될수록 사립학교 교사의 질이 공립학교보다 뒤떨어질 우려가 크다.
작년의 경우 학력평가고사 응시자 6백 35명 가운데 5백 44명이 합격했으나 이 가운데 3백89명만이 사립학교에 임용됐고 올 들어서도 9백 22명이 지원, 합격자 6백 82명중 4월말까지 30%인 2백 18명만 임용됐다.
이같이 교사부족현상이 심각하면서도 학력평가고사에 합격한 대기교사가 남아도는 것에 대해 인창고교 서용택 교장(서울시 사립 중등학교장회 회장)은『공립학교 배정순위를 정하기 위해 실시하는 순위고사에 합격한 교사가 학력평가 고사를 거친 교사보다 훨씬 우수한 성격을 보이고있는데 사립학교에 순위교사를 배정 않는 것은 사립학교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장은 또『학생들을 추첨 배정하면서 사립학교 교사들의 수준을 저하시키는 학력평가교사는 그대로 두는 것은 모순되는 제도라며 다른 시·도처럼 제도를 철폐하고 사범대학 졸업자 등 유능한 교사를 배정하거나 학교장 책임아래 학교별로 유자격 교사를 임용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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