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지휘자 로린 마젤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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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73.뉴욕필 음악감독.사진)이 10일 오후 내한했다. 그는 13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특별 연주회에 객원 지휘자로 무대에 선다. 이날 연주회에는 특별히 첼리스트 장한나가 협연을 한다.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마젤은 오랜 비행기 여행 탓인지 다소 피곤해보였다. 하지만 그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 거장답게 "15년 만에 한국에 다시 와 매우 기쁘다"며 "서울시향과의 작업은 처음이라서 뭐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한국 아티스트의 수준이 높은 만큼 향상된 연주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또 자신과 함께 협연할 첼리스트 장한나에 대해 "아름답고 강렬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잠재력이 큰 연주자"라고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젤은 칠순이 넘은 나이에 뉴욕필 음악감독 외에도 세계 각국의 연주단과의 협연을 하고 있으며 젊은 지휘자를 위한 콩쿠르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는 건강을 걱정하는 분위기에 대해선 "나는 아주 건강하다. 10대 소년들과 테니스 시합에서 이길 정도다. 게다가 아버지가 1백살이 넘게 살고 계시니 나 또한 그 피를 받지 않았겠나"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마젤은 향후 2~3년간은 오페라를 만드는 데 치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선 조지 오웰의 '1984년'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를 2005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조지 오웰이 1984년에 벌어질 일이라고 묘사한 것들이 오늘날 어떻게 시현되는지를 표현하고 싶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마젤은 13일 공연에서 차이코프스키의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로코로 주제의 변주곡' 등을 연주한다. 한편 마젤과 함께 인터뷰 석상에 나온 이번 공연의 부지휘자 번딧 웅그랑세는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의 사위로 소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글=박지영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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