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물방울화가」김창열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물방울의 작가」로 불리는 재불화가 김창열씨(50)가 일시 귀국, 8∼13일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물방울 자체의 근본적 변화는 없습니다. 다만 개념적인 것에서 벗어나 어떻게 회화적으로 조형하느냐 하는 문제에 많이 기울어지고 있읍니다.』76년이래 만3년여만에 국내전을 갖는 김씨는 그간의 변모를 이렇게 얘기한다. 「스프레이」를 쓰던 기계적인 작업방법이 붓의 작업으로 바뀌어진 것도 바로 회화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였다고 덧붙인다.
『전에도 간혹 붓을 사용한 적이 있었읍니다만 화포와의 밀착도가「스프레이」보다 훨씬 강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갈색조의 생마포나 신문지에 투명하게 맺혀진 물방울을 처음 선보인 것은 74년「프랑스」의 「그늘·앵테르나쇼날」화랑에서였다. 그러나 일련의 물방울 작업이 있기까지는 오랫동안의 과정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50년대말「앵포르멜」운동시기에 나타났던「긁힌점」이나「흘러내리는 점액질」등이 바로 물방울로 연결됐다고 한다. 『비교적 조심스럽다고 할까요. 조금씩 발을 내디디며 한가지에만 몰두하는 편이지요. 앞으로 물방울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보다 충실하고 완전한 물방울을 표현하는 것이 과제입니다』라고 말한다.
「몽파르나스」에 살고있는 기씨는 어머니의 고희가 때마침 겹쳐「프랑스」인부인과 두아들을함께 데리고왔다. 전시회를 끝내고 다시 도불하며 가을에 「휘악」화랑의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회 출품작은 1백∼1백50호의 대작과「사웅파울루·비엔날레」에 출품했던「시리즈」를 포함, 40여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