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수많은 죽음과 파괴 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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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가 함락된 9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라크 전쟁으로 발생한 수많은 죽음과 파괴를 애도했다.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례 강론에서 "정치당국들에 폭력과 불의를 중지할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함께 전쟁을 이끈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사담 후세인의 잔당들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 "바그다드 함락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부 도시 바스라에 대해 언급하면서 "아직도 영국군이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제보다는 오늘 통제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독일은 바그다드 함락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반대한 독일 정부의 기존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대변인은 "전투는 진행 중이며 사람들이 아직도 죽어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아랍언론은 바그다드 함락 소식만 간단하게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미군이 큰 저항없이 바그다드 중심으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라크가 최대한 빨리 새로운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완 모세 요르단 외무장관은 "이라크인들은 이제부터 자신의 손으로 이라크 지도자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일간지 우카즈는 바그다드 시민들이 관공서를 약탈하는 사진을 싣고 바그다드 함락 소식을 보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알쿠드스 신문은 모하메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의 항전 다짐을 크게 보도하면서 "바그다드에서 미.영 침략군과 이라크군의 치열한 교전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1990년 이라크의 침공을 받은 쿠웨이트의 관영통신 KUNA는 쿠웨이트 정부의 한 관리를 인용, "후세인 정권의 붕괴는 당연하며 전쟁 개시 첫날부터 이 같은 결말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최원기.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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