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서울음대 이강숙교수의 음악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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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음악·미술등의 예술행위를 해석하고 비평하는데 있어서 그 예술이 태어나서 성장하기까지 사회환경과 어떤 연관을 맺는가 따져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서울대 음대 이강숙교수(작곡과)의「음악미학」은 이러한 예술비평론을 토대로 음악도들이 음악을 예술이기전에 인간행위의 한 종류로서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기위해 마련된 강좌다.
음악미학은 좁은 의미에서는 음악비평을 뜻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예술에 대한 일반적인 취향의 문제와 음악의 가치에 대해서도 다루어진다.
음악에 있어서의 가치란「리듬」·화성·형식·짜임새등이 부분적으로 따로 떨어져서 존재할 때와 전체로서 함께 존재할 때의 차이점 등을 밝히면서 작품의 일반적 속성을 깨닫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교수의 얘기다.
『작품의 속성을 깨닫는 것은 비평의 첫걸음으로 이상적인 심미안을 가진 감상자는 꼭 갖춰야 하는 것이지요.』
음악을 분석해서 감상할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음악에 대한 이른바「취향이론」이 나온다. 누구나 갖고 있는 음악에대한 취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객관화 시키면 개인의 음악문제만이 아니라 한 사회·국가단위의 음악문제를 전체적으로 바라볼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교수의 설명이다.
말하자면 음악에대한 취향이 어떻게 성립됐는가를 고찰하지 않고 일반적인 취향에 대해서만 가해지는 음악비평은 폭이 넓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음악미학은 당연히 철학에 있어서의 미학이냐 철학예술과 관계가 깊다.
『그러나 철학에서의 음악론이 미에대한 일반적 체계위에서 음악을 이야기하는 것인반면 음악미학은 음악적경험이 선행되어야하며 일반미학이론을 습득한후 그것을 음악에 적용시키는 것으로 말하자면 미학자와 음악가와의 상호보완적학문이랄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이교수의 「음악미학」은 음대생을 위한 강의와 일반 인문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1학기씩 교대로 개설되고 있다.
이교수는 음악미학이 다루어야할 실제문제의 한예로서 한 사회에서 어떠한 음악이 허용되어야 하는가하는 것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를 지배하는 음악가치관이 모르는 사이에 양악지향적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며 양악과 국악이 함께 자랄 수 있는 풍토조성이 아쉽다고 했다. 이교수는 음악비평도 사회학이나 철학적인 안목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재삼 강조했다. <이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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