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여명이 모여 사는 여인왕국|청주공단 옆에 2백평짜리 여공의 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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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주】한울타리 안에 무려 1백여명의 아가씨들이 모여 사는 여인왕국은 오늘도 이른 새벽부터 수선스럽다.
청주공단 주변에 자리한 충북청주시복대동3l5.
「여자 많이 사는 집」을 찾으면 골목 꼬마들까지 『닭집으로 가봐유』하고 선뜻 알려줄 정도다.
이 집은 당초 주인 신모씨가 양계를 위해 대지 4백50평에 「슬레이트」지붕으로 지은 50평짜리 계사 4동.
사업에 실패한 신씨가 청주에 공단이 들어서고 1만여명의 여공들이 모여들자 계사를 고쳐 모두 셋방으로 개조했다.
방1간·부엌1간 단위로 1동에 20개씩 모두 80개의 방을 들였던 75년엔 l백50명이 넘는 여공들이 세 들어 있었다.
현재 집안에 구멍가게를 차려놓고 「여인왕국」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윤홍훈씨(43)는 『요즘은 매일 들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어 정확한 숫자파악은 힘들지만 90여명쯤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금남(금남)의 집엔 전국각지의 아가씨들이 모여 살고 있는데 『말씨와 습관이 다르고 출·퇴근시간마저 서로 엇갈러 한 집에 살면서도 얼굴조차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D공장 근무 이명자양(19·경기도이천군)은 말한다.
방세는 전기료를 포함, 월 6천원으로 비교적 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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