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브루크」 미 국무 차관보 한국 관계 연설 요지|"한반도 상황 따라 철군 조정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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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내가 국무 차관보에 취임한 이후 「아시아」의 어느 특정한 나라에 관한 연설을 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오늘 내가 한국이야기만 하려는 이유중의 하나는 한미 관계가 지난 몇년 동안 기본적인 변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년간 한미 관계는 주한미군 철수 정책에 대한 오해 「코리아게이트」로 알려진 일련의 「스캔들」 등 현안 때문에 큰 위협을 받았고 큰 상처를 입었다.
77년 봄 「카터」 행정부가 주한 미 지상군 철수를 발표하자고 의도가 무엇이냐는데 대한 오해가 동북 「아시아」 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있었다. 철군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으나 지금은 상당히 이해를 하게 되었다.
철군은 지상군에 한하며 올해의 3천4백명을 포함, 내년까지 6천명이 철수하게 되지만 7천명의 미 육군과 9천명의 미 공군은 철군이 완료된 이후에도 계속 한국에 주둔한다. 이후에는 이를 위해 장비 이양법을 통과시킨 바 있으며 한반도 상황에 따라서는 철군은 조정될 수 있다.
서울과 「워싱턴」을 뒤흔든 「코리아게이트」는 잘못된 인식과 오도된 행동,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한국 정부는 이 사건 조사에 대단한 협조를 했으나 많은 미국인들이 기대한 수준에는 미달했다.
아직 이 「스캔들」은 완결되지 않았다. 법정이나 또는 다른 곳에서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 상처를 치료하기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나 한미 양국의 동맹 관계를 위협할만한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 이는 국가 이익과 동북 「아시아」 안정을 위해 다행한 일이다.
지난 16년 동안 한국의 경제 발전은 사상 유례없는 것이었다.
수출 1백억「달러」에 1인당 GNP l천「달러」를 기록한 한국과 미국의 경제 관계도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한국에 있는 미국 회사만 1천5백개가 넘고 양국간의 무역·차관·투자 관계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으로부터 큰 교훈을 얻어야 한다. 한국보다 훨씬 풍부한 자원과 산업 구조를 갖고 있던 북한이 이제는 한국에 비해 훨씬 뒤지는 결과가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이 미국의 방위 보호 하에 산업 각 분야에 대한 발전을 거듭한데 비해 북한은 모든 기술과 자원을 군비 증강에만 투입했기 때문이다.
남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한다면 미국은 언제든지 이에 참여할 생각이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의 단독 대화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회담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미국과 북한이 단독 대화를 하는 것은 북한의 지위만 올려주는 결과가 된다는 사실을 미국은 잘 알고 있다.
남북한이 대화를 한다면 미국은 언제든지 아무 조건 없이 이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 미국은 남북한이 미국·중공이 참가하는 4자 회담을 제안한 바 있으며 필요하다면 6자 회담도 할 수 있음을 밝힌바 있다.
중공과 소련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좀더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한반도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응답하기를 희망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은 여전히 고립된 정권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1979년은 한미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해가 될 것이다. 한미 양국은 무역이나 고위 회담, 인간의 존엄성뿐만 아니라 가장 힘든 문제인 「한미간의 인식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해가 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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