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정전 11시간20분|단수·추위로 주민 큰고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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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강남구신사동 설악「아파트」 단지안에 2일 상오10시부터 11시간20분동안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물이 끊기고 「엘리베이터」가 서는가하면 난방이 끊어지는등 입주자들에게 큰 불편을 주었다.
이 때문에 3백90여가구 1천7백여입주자들은 추위에 떨면서 어두운 고층계단을 오르내렸고 음식을 시켜다먹는등 어수선한 주말을 보냈다. 주민들은 이날 상오 10시쯤 전기가 나가자 평소에도 찾은 정전소동을 겪었으므로 곧 전기가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정전시간이 길어지고 난방이 끊기자 아이들에게 담요를 덮어씌우고 방안에서 「오버」를 입는등 중무장(?)을 했으며 대부분 음식은 근처 음식점에서 시켜다 먹었다.
이날 모처럼 토요일을 맞아 집들이를 하려고 집에 친구6명을 초대했던 강모씨 (6동)는 식수가 없어 점심식사를 이웃 중국음식점에서 시켜다 먹었으며 때아닌 정전으로 부근 가게의 양초가 불티나게 팔렸다.
화장실도 사용하지 못하고 낮에 식수를 구하기 위해 이웃집으로 뛰어다녔고 저녁 늦게 귀가하던 주민들은 어두운 「아파트」계단을 손으로 더듬으며 12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했다.
주민들의 잇단 항의에 관리사무소측은 주공 3단지 앞 한전선로의 고장이 정전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으나 한전측은 설악「아파트」내선이 잘못돼 불이 나갔다는등 책임을 전가하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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