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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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예쁜 목걸이 대신 열쇠꾸러미를 목에 건 어린이-. (사진) 언제부터인가 「아파트」군의 어린이 놀이터나 유치원·국민학교 운동장에서 이런 어린이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함께 놀아줄 부모는 모두 일터로 나가고 「시멘트」로 둘러싸인 「아파트」가 싫어 밖으로 나가봐도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만나는 것은 같은 또래의 열쇠를 목에 건 어린이들.
수정「아파트」 지희 양도 부모가 없는 사이 혼자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집을 지키다 변을 당했고 독산동 향남「아파트」 이민우 군도 부모가 없는 집에 혼자 있다가 살해됐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유치원 3∼7세의 원생 25명 가운데 5명이 맞벌이 부부의 자녀로 상오 9시∼하오 1시까지 유치원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 부모가 돌아오는 하오 6시쯤까지 혼자 집을 본다.
또 여의도 Y 국교의 경우 어떤 학급에는 80명의 어린이 가운데 10여명이 맞벌이 부모의 자녀로 열쇠뭉치를 목에 걸고 다닌다.
이 학교 2학년 담임 김모 교사는 『학교에서도 맞벌이 부모의 자녀들에게는 문단속에 대한 교육을 별도로 시키고 열쇠꾸러미를 감추고 다니도록 가르치지만 열쇠를 자주 잃어버려 부모들이 목에 걸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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