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주들 겨냥 돈보따리들이 넘나든다-활황에 낙낙하는 동경 증권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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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김두겸특파원】일본의 올 가을은 그야말로 「엔」고주비의 계절이다.
「엔」화는 비록 「카터·쇼크」로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고 주가는 「카터·쇼크」라는 호재가 겹쳐 더욱 살쪄 「다우」평균 사상최고인 5천9백「엔」대를 돌파하고있다.
「카터」 미대통령의 「달러」방위대책발표는 그동안 기를 펴지 못하고 있던 「수출3총사」 가전·자동차·정밀업종에까지 불을 붙여 가뜩이나 호황을 구가하는 동경「가부또쬬」(투정)만은 불황을 모른 채 열광적 분위기에 휩싸여있다.
그래선지 『요즈음의 「가부또쬬」에는 무슨 주든 눈 딱감고 사면 돈을 번다』는 새유행어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8월 중순 「소서대사진공업주」를 5백14「엔」에 3천주, 5백14「엔」에서 다시 3천주를 샀다.
약1주일 후에 5백75「엔」선에서 3천주, 수일 후 다시 나머지 3천주를 5백77「엔」에 팔았다. 불과 2주일도 안돼 21만8백70「엔」을 벌었다.
난생 처음으로 증권을 사 돈을 벌었다는 모건설회사직원 「오오하라」(대원)씨는 이 돈으로 부인의 생일 「파티」를 열겠다고 희색이 만면.
동경증권시장이 이처럼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은 ①경기가 좋지 않고 ②「엔」화가 폭등하고 ③「불확실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라는 그야말로 역설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장기불황으로 기업의 자금수요는 극도로 둔화됐고 이것과는 대조적으로 국제수지의 대폭 흑자 및 「엔」고에 의해 해외로부터의 과잉유동성이 마구 유입되고 있어 『돈이 갈 곳은 자연히 증권시장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현대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대변되고있다. 『혁명·전쟁·「인플레」·통화증대의 시대』등동으로 오늘날을 펴가하고 있지만 이같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다이어먼드·붐」이 세계적으로 일고있다.
자기자산을 방어하고 그 가치를 보존시키기 위해서는 「다이어먼드」를 갖는 것뿐이라는 사조다. 증권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도 바로 「다이어먼드」를 사는 것과 꼭 같은 기분이라는 이야기다.
증권은 「인플레」의 「헤지」(hedge=방벽)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증권은 단순히 「인플레」방어책 뿐 아니라 불확실성의 「헤지」도 된다는 것이 각국의 공통된 심리다.
그래서 주가는 동경 뿐 아니라 「뉴욕」 「파리」 「런던」 등 주요 선진제국에서도 모두 오름세를 기록하고있다.
이 같은 세 가지 재료는 적어도 동경증권 시장에서는 당분간 계속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미 시장바닥에서는 「다우」 평균 6천3백「엔」설이 파다하게 나돌고있다. 동경증권시장에는 오늘도 계속 돈이 몰려들어 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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