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산적…팔려해도 사가 질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증시는 걷잡을 없는 투매 사태로 안정을 되찾기 힘든 국면에 빠져들었다.
정부가 은행·보험·투신 등 모든 기관 투자가들을 동원, 매입 작전을 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물은 점점 늘어만 가고 투매 압박에 거의 거래조차 되지 않는 상태에서 전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종합 주가 지수로 보아도 26일에 9·l「포인트」 하락에 이어 27일에는 10·3「포인트」나 떨어져 558·4로 이번 주에 무려 37·6 「포인트」 (10월20일 대비)나 폭락했다.
27일 건설 주가 지수는 드디어 95·9 (전날 대비 4·7「포인트」 하락)를 기록, 연초 시세 밑으로 기어들었다.
지난 6월28일에 기록한 l99·0에 비하면 1백% 이상의 반락인 셈.
『차라리 증권 시장을 휴장 하는 편이 낫겠다』고 투자자들은 아우성 치고 있다.
증시를 열어보았자 주가만 떨어지고 팔기도 힘드니 차라리 문을 닫고 주가를 현 수준에서나마 동결시키자는 주장이다.
증권 업계는 기관 투자가들이 투자 주식의 시세 차손을 줄이기 위해 「물타기 매입」을 하고 있으며 하락 폭이 적은 저가 주를 대상으로 하고 건설·전자 등 고가주는 의식적으로 회피, 증시 안정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락세가 계속 이어지자 일부 투자자들은 「그룹」을 만들어 국회·내무부·거래소 등으로 몰려다니며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증권 세법이 판가름나고, 종합 주가 회복책이 발표되는 이번 주말과 내주 초쯤이 증시의 앞날을 결정 짓는 커다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