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황윤석의 『이재만록』 완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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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재 황윤석(1729∼1791) 선생은 조선 후기 최고의 ‘백과전서파 실학자’로 추앙을 받는다.

조선 영조·정조 때 고향인 전라도 고창에서 활동하면서 성리학·역사학·국어학·지리학·천문학·산학·기하학·음악 등 방대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300여 권의 저술을 남겼다. 이 때문에 18세기 프랑스 백과전서파의 거장 디드로에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대 이재연구소가 조선의 대표적 실학자였던 황윤석 선생의 역작 『이재만록』 3권(사진)을 완역해 냈다. 2011년부터 시작해 3년이 걸린 번역 작업에는 하우봉·박순철 교수와 노평규·김영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만록』은 조선시대의 당쟁과 사화, 과거제 폐단, 임금의 통치철학 등 정치제도에 관한 고찰과 재혼, 축첩, 적서(嫡庶) 등에 대한 비판을 싣고 있다. 또 사단칠정론·심성이기설 등 철학 논쟁과 자명종·서양력 등 신문물에 대한 기록이 들어 있어 조선시대의 사회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로 평가 받는다.

책 속에는 ‘우리나라에는 세 가지 억울함이 있다. 서자가 죄 없이 버림받는 것, 부녀자의 개가(改嫁)를 금지하는 것, 노비가 대대로 매매되는 것이다. 이것은 천하고금에 없는데 유독 우리 풍속에만 있으니 군자가 슬퍼할 바이다’라는 기록도 나와 있다. 완역본 발간을 기념해 13일 전북대 진수당에서는 학술대회도 열린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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