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포용론 존 케리 장관, 지금은 현실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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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랭크 자누지(사진) 미국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플루토늄에 초점을 맞춰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우선 인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누지 총장은 한국 방문에 앞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와 대북 인도주의적 접근을 분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존 케리 국무장관의 경우 과거에는 북한 포용론자였다”며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인 2012년 3월 뉴욕에서 이용호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났을 때 ‘미국은 영원한 적이 없다’는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 케리 장관은 현실주의자가 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게 쉽지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케리 장관이 중동 평화협상과 시리아, 이란, 우크라이나, 중·일 갈등 등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지만 수주일 내에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어 북한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지난 3월 국제엠네스티 워싱턴 사무소장을 지내다가 싱크탱크인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이 된 자누지는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15년간 정책국장으로 활동하면서 케리 장관을 보좌했다. 2008년에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한반도 정책팀장을 맡았다.

 자누지 총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진정성을 보이는 게 당장은 중요하다”며 “개인적으로는 6자회담이 조기에 열릴 것으로 보지 않으며, 북한이 현시점에서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선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한 대화보다는 북한과 ‘트랙2(민간 모임)’ 대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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