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은 어떤 병인가-간병리 전문가 미「파퍼」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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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간염병리연구의 세계적 권위인 「한스·파퍼」박사(75·미 「뉴욕」시립의대교수·병리학연구소장)가 「가톨릭」의대와 대한소화기병학회 공동초청으로 한국에 와 국내 의료계를 돌아보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나 「빈」대학을 졸업하고 미 「일리노이」대에서 병리학 박사학위를 획득한 후 간에 관한 논문만 무려4백14편을 발표한 「파퍼」박사에게 간염에 대해 알아보았다.
흔히 간염은 불치병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치료가 되지 않는지.
-불치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 같다. 그러나 간염이 치유하기 어려운 질병의 하나인 것만은 틀림없다.
우선 간염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바이러스」라는 점이 난치의 요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간 연구에 손을댄지 50여년이 되었는데도 왜 간세포가 상하는지, 어떻게 섬유화 과정을 거쳐 간경변이 일어나는지 등등 간염의 병리 「메커니즘」에 대해 시원스럽게 대답할 수 없어 안타깝다.
간염에는 특효약이 없다는 뜻인가. 최신 요법은-.
-대증욧법·절대안정·식이요법 외에 이렇다할 치료법이 없다. 아직 특효약은 없다.
그러나 최근 많은 학자들이 몇 가지 약제에 대한 동물실험에 바짝 열을 올리고 있어 머지않아 특효약이 개발될 것으로 믿는다.
무엇보다 간염을 앓으면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간세포의 섬유화(간경변)를 어떻게 방지하느냐 하는 연구가 시급하다.
간염 후에 간경변은 꼭 오나.
-그렇다. 부분적으로 올 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초래되기도 한다.
그러나 간세포 중 손상받지 않는 부분이 10%만 되어도 간 기능은 제대로 발휘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간세포는 재생이 잘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요즈음에는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약제의 개발연구가 활발하다.
어떻든 현 단계에서는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길밖에 별도리가 없는 듯 싶다. 미국에서는 「바이러스」B형 간염「백신」이 곧 실용화될 전망이다.
간염환자가 특히 주의해야할 점은.
-간세포가 재생하는데는 충분한 산소공급과 고단백식품이 가장 중요하다. 도시의 오염된 공기는 아주 나쁘다. 공기가 깨끗한 시골이나 휴양지에서 안정을 취하라고 권하고 싶다.
수혈은 좋지 않다. 약은 가능한한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대부분의 약은 간에서 분해과정을 거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술은 물론 담배는 특히 해롭다. <김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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