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엇 비슷…의외의 팀이 우승할지도|월드·컵 축구 8강 가려낸 1차 예선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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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제11회「아르헨티나」「월드·컵」축구대회는 출전 16개 「팀」중 8강을 가려내는 1차 예선「리그」에서 이변과 파란을 불러일으켜 최종적인 패권의 향방은 예측키 어려운 미묘한 양상이다.
1차 예선을 회오리 속으로 몰아넣은 이변의 대표적인 것은「오스트리아」및「페루」의 8강 진출과「스코틀랜드」「스페인」의 탈락.
축구전문가들의 견해를 그대로 대변하는「런던」도박 사들의 당초 예상에 따르면「페루」 와「오스트리아」는 16개「팀」중 각 12, 13위에「랭크」되었다. 이들의 우승 확률은 불과 50-1 및 60-1.
반면에「스코틀랜드」는「브라질」·「아르헨티나」·서독·화란에 이어 5위로 평가되었으며「스페인」은 비록 10위에 올랐으나 조 편성의 이점이 있어 8강 진출은 무난하리라고 판단되었었다.
특히「스코트랜드」는 우승확률 9-1로 서독·화란과는 전력 상 백중지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스코틀랜드」는「페루」와의 서전에서 수많은 승리의「찬스」를 불운하게 놓치고 어이없이 패한 것이 치명적이었으며 뒤늦게 화란을 3-2로 물리친 사실이 보여주듯 실력의 값을 제대로 못 찾은 것이다.「브라질」·서독 등 강력한 우승후보들의 부진도 두드러져 화제-.
「브라질」은 경기내용상 압도적 우세에도「스페인」·「스웨덴」과 잇따라 비기는데 그쳤다. 마지막으로「오스트리아」를 이긴 것은 필사의 몸부림 덕이었고 앞서 돌풍의「오스트리아」가 예상을 깨고「스페인」·「스웨덴」을 이겼던 것이 결과적으로 행운이었다.
최소한 지금 까진 확률 9-4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던「브라질」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셈이다.「챔피언」서독도「폴란드」에 이어 최 약체인「퉈니지」의 도전에 무력, 치욕의 무승부를 기록하여 2조의 2위로 간신히 8강에 턱걸이했다.
세계의 축구전문가들은 이제「이탈리아」·「아르헨티나」·서독 등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고 있다.
그러나「아르헨티나」는 이태리에 1차 예선에서 1-0으로 졌고, 또 이태리는 시중「아르헨티나」에 물렸으며, 또 서독은「골·게터」부재가 두드러져 어느「팀」도 안정세를 구축치 못하고 있는 상태.
따라서「폴란드」·「페루」등 복병들이 의외로 최후의 승리를 구가할 여지도 없지 않다.
한편「브라질」의「쿠틴요」감독은 13일『아직 시초에 불과하다.「월드·컵」은 최종의 양 강 대결로 판가름 나며 준결승「리그」부터 진짜 실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우승의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1차 예선에서 대망의「스타·플레이어」를 탄생시키지 못한 것도 특색.
이태리의「로베르트·베데카」·「파울로·롯시」,「페루」의「쿠비야스」,「아르헨티나」의「레오폴로·루케」, 화란의「렌센브링크」등 공격수가 「스타」후보에 불과하다.

<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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