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형식의 책방 등장|부산 보수동의 「협동 서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양서 보급을 목적으로 협동조합 형식의 책방이 부산에 등장했다. 조합원들은 좋은 책을 읽으며 책방을 키우고 또 월 1권 이상의 독서를 시민들에게 권장, 악서 추방 운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좋은 책을 골라 읽게 하고 시민의 문화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것이 설립 취지. 지난 4월2일 문을 연 이 책방은 헌 책방 골목으로 통하는 중구 보수동 1가 125에 위치, 이름은 협동 서점, 운영자는 부산 양서 판매 이용 협동조합 (이사장 이흥록 변호사).
이 책방은 지난해 9월 김희욱씨 (30·조합 전무) 등 몇사람의 젊은 기독교인이 문학 운동을 구상하면서 처음 발상 했던 것. 이들은 양서 보급에 뜻을 모으고 10월에 책방을 열기 위한 조합 결성을 가졌었다.
12월에 들어서는 자금을 모으기 위한 대외 홍보 활동을 시작했고 대외적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부산대 의대 김동수 교수 등 각계 인사 15명을 발기인으로 위촉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 모집 및 출자를 위한 대외 홍보 활동을 편 끝에 1백5명이 조합원에 가입했고 자본금 1백20만원이 모아져 이를 바탕으로 문을 열었다.
조합 가입자는 1구좌 (1천원) 이상의 출자와 2천원의 가입금을 내야하고 조합원이 되면 매달 1구좌 이상을 출자하도록 돼 있다.
출자금에 대한 배당도 순이익금의 30% 이내로 제한, 시설확 장에 재투자하고 순이익금의 15%는 지역 개발 사업비로 적립한다. 「협동 서점」은 시민의 큰 호응을 받아 회원 수는 계속 늘어 26일 현재 조합원 1백70명에 자본금 3백만원. 조합원들은 대부분 대학생·회사원·각급 학교 교사·공무원·변호사 등. 이들은 이곳에서 월 1권 이상의 책을 구입, 읽는 외에 다른 조합원에 읽히고 싶은 책은 내놓아 돌려보기도 한다.
조합원들은 시민들에게도 월 1귄 이상의 독서를 권장하고 악서 추방 운동을 피고 있다. 또 조합의 규모가 커지면 도서관과 출판사를 세우고 공해문제 연구소도 설립할 장기「마스터·플랜」까지 짜 놓고 있다. 이곳에서 파는 도서는 엄선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읽어도 유익하다는 것이 자랑이다.
지금은 「협동 서점」이 점포 4명과 사무실 4평 등 시설이 보잘것없고 진열한 책도 1천5백여권에 지나지 않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 하루 1백여명이 찾고 있다.【부산=손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