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엔 치약 등은 필요 없다|장병들 교양 높일 책 보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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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년 가까이 군대생활을 하다 엊그제 제대를 했습니다. 우연히 친구를 만났는데 그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자매부대에 보내는 연말위문품으로 치약·칫솔·비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 군은 제가 아는 상식에 비추어 볼 대 그런 물자가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요즘의 병영생활에서 필요한 것은 신문·잡지·교양서적 등 한 권의 읽을거리이지 결코 치약·칫솔 등 이 아닙니다. 아무리 일선이라도 요새는 충분한 소모품이 보급되고 있어 그런 것들이 위문품으로 필요했던 시대는 이미 옛날입니다. 금강석도 닭에게는 보리쌀 한 알만도 못한 것입니다. 혹한이 몰아치는 전방에서 불철주야 국방에 여념이 없는 장병들에게는 이제 마음의 양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윤영순<서울 종로구 돈의동 46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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