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폰, 세컨폰 이미지 탈피 급선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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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숙제도 여전하다. 우선 28개에 이르는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MVNO)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1, 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도 마찬가지다. ‘가입자 100만 명은 넘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은 약 70만 명 선의 가입자를, SK텔링크는 48만여 명의 가입자(4월 말 기준)를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월 알뜰폰 서비스인 헬로모바일을 시작한 CJ헬로비전은 2015년께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사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MNO)인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KT 역시 자회사(KTIS)를 통해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와 ‘세컨폰’ 이미지도 부담이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지만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은 실속형 가입자가 주류라는 게 역설적이지만 부담이다. 최근 SK텔링크와 이마트 등 일부 알뜰폰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5를 출시했지만 판매량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도 이 같은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 준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알뜰폰=저가폰’이란 인식을 갖고 있단 얘기다. 또 가입자의 80.7%(2013년·우체국 알뜰폰 기준)가 40대 이상이라는 점은 알뜰폰의 저변이 기대만큼 넓지 않다는 걸 보여 준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LTE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알뜰폰 업계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우선 지난해 알뜰폰 가입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단말기 중 LTE 기반 스마트폰 가입자는 18.35%(우체국 알뜰폰 기준)에 그쳤고 피처폰 비율은 48.89%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SKT 등 일반 이동통신사업자는 신규 가입자의 80% 이상이 LTE 스마트폰 가입자다. SKT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올 연말께면 전체 가입자 3분의 2가 LTE 가입자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흐름과 알뜰폰 시장의 추세가 반대로 가고 있단 얘기다. 익명을 원한 주류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가의 스마트폰이 잘 팔려야 요금제나 기기판매를 통해 거둘 수 있는 이익이 큰 법인데, 알뜰폰 업체들은 그런 점에서 큰 재미를 못 본 셈”이라고 평했다.

반대로 뜨거워지는 LTE 시장 경쟁이 알뜰폰 업계에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기존에 쓰던 LTE 스마트폰을 부모님이나 자녀에게 넘기는 이들이 늘어나는 만큼 중고 LTE 스마트폰으로 저렴한 알뜰폰 업체의 ‘유심 LTE 요금제’ 등에 가입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바람이 그것이다. 황재현 CJ헬로비전 부장은 “현재 판매 중인 ‘조건 없는 유심 LTE’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LTE21(월 기본료 2만1000원)’가입자 비중이 53%로 LTE26(13%)이나 LTE31(34%) 가입자보다 훨씬 많다”며 “LTE 서비스의 장점인 빠른 속도를 누리면서 실속 있는 통신요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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