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의 "참맛" 모두 담긴 열창|「안나·모포」1차 독창회를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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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21일 하오7시 이대 강당에서 열렸던「소프라노」「안나·모포」의 독창회는 모처럼만에 들어보는 성악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감동어린 공연이었다.
「테발디」「칼라스」「로산·헬레스」풍의 세계적인 여류 성악가가 한국에서 독창회를 가져 그 나름대로의 훌륭한 노래를 들려주었지만「안나·모포」는 노래를 아주 감미롭게, 그리고 모든 곡목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여 무르익은 노래를 들려주었다.
성악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발성과 호흡이다. 「안나·모포」의 목소리는 발성이 아주 완벽하여 탁음이 섞인 듯한 저음과 중간음은 그 음색 나름대로 깊이가 있었고 고음은 공허하게 퍼지지 않고 맑고 아름다웠다. 호흡도 아주 좋았다.
자신의 목소리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고 단점을 십분 알아서 보완한 노래임을 알 수 있어 음악을 대하는 그녀의 진지한 자세를 느낄 수 있었다. 노래를 대하는 그의 성실한 자세는 노래를 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큰 자극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이탈리아」가곡,「오페라」의「아리아」를 노래하는 가수들은 독일가곡「리트」를 노래하기가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안나·모프」가곡, 「오페라」의「아리아」뿐 아니라「리트」도 탄력있는 목소리로 노래하여 그의 다재 다능함을 보여주었다.
청중들의 환호에「오페라」『나비부인』중의『어떤 개인날』,「라브엠」중에서의『무제타·아리아』·『쟈니·스키키』중『오, 사랑하는 아버지』. 「포기」와「베스」중『서머·타임』등 4개의 대곡을 들려준 것은 그녀의 저력과 풍부한 인간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더욱 감흥이 컸다.
오는 24일 하오7시, 이대 강당에서 펼쳐질 두번째「안나·모포」의 음악회를 나는 또 다른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로 기다리고 있다. <김자경(이대교수·성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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