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몰고 와 더욱 흐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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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4일 전남 여천에서 열린 7비준공식에 참석한 뒤 10개 단위공장의 내부를 샅샅이 시찰하고 「중화학시대의 기수」라고 된 친필 휘호탑을 장예준 상공장관, 이원엽 사장과 함께 제막.
이어 베풀어진 다과회에서 각계 인사들과 환담했는데 준공식 바로 전에 내린 비를 가리켜 길전직 공화당 사무총장, 장경정 제1무임소장관 등이 『각하께서 비를 몰고 왔습니다』고 인사하자 박 대통령은 『내가 이곳에 오는데 비가 따라오더군』이라고 흐뭇해했다.
박 대통령은 김익준(유정), 김원만(신민)의원에게 『서울 떠날 때도 비가 왔느냐』고 묻고 『며칠 안에 비가 더 오면 오히려 풍년이 들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7비에 참석하기 위해 여천으로 가던 도중 섬진강휴게소 부근에서 비를 만났고 순천을 지날 때는 시민들이 마구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박 대통령이 비를 몰고 왔다』고 외치면서 환영하자 박 대통령은 차창을 열고 손을 흔들어 답례.
박 대통령은 날씨가 가물자 매일 한해 피해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많은 걱정을 해왔는데 비를 보자 차창을 열고 손에 비를 받아보면서 반가와 했다. <여천=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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