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서 말썽 대학생 마약조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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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의 한 대학교 안에 마약조직이 있다고 해서 총장·교육상·경찰의 마약수사부장간에 격렬한 논쟁이 붙었다. 68년5월 학생혁명의 추산으로 설립된 「파리」제8대학이 바로 그 학생마약 조직으로 말썽난 대학이다.
대학교육상 「소니에·세이테」여사는 대학총장을 비난하면서 『공개적인 마약시장이 된 대학을 금지구역으로 설정하라』고 규탄했다.
그러나 「메르램」총장은『지난2월부터 마약조직이 대학구내에 침투되고있다는 정보가 있어 조사한 결과 대학주변의 「벵센」숲 속에서 마약판매자들이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사실을 탐지할 수 있었다』고 경위를 설명, 그 저지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당국은 마약조직을 캐내기 위해 두 차례나 사복경관의 개입을 요청했는데 경찰은 아주 신중한 태도.
「소레레스」마약부장은 『경찰이 대학 구내에 들어가 수사를 전개한다면 68년 학생혁명과 같은 사태를 유발시킬 요소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사건은 의회에 비화됐다. 대학을 없애버리라고도 했고 불태워 버리라고도 했다. 하지만「드골」까지 권좌에서 밀어낸 5월 학생혁명의 유일한 서자를 쉽게 폐쇄할 수도 없는 일. 10년 전 대학을 국민에게 개방시키라는 요구의 한 돌파구로서 「파리」제8대학이 생겼던 것이다. 따라서 이 대학은 대학입학자격고사(바카로레아)의 합격증이 없어도 입학을 자유롭게 하는 유일한 대학이며 동시에 현 학제에 불만을 품은 좌파학생들의 소굴이 된 실정이다.
이 같이 눈의 가시 격이 된 대학이라서 정부에선「파리」로부터 시골로 이전하도록 종용해 왔으나 대학당국·교수·학생들이 똘똘 뭉쳐 거부해왔던 것이다.
하여간 대학교육상은 이 대학이 건물을 계속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년말로 끝나는 임대계약을 경신해 주지 않도록 「파리」시장에게 요청하고있다.
그래서 열쇠는 「파리」시장이 쥐는 결과가 돼 마약사건은 그 자체보다도 유명한 한 대학의 존재를 좌우하게 된 셈이다.【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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