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항공여행·쇼핑 자제 4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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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인 중 35% 이상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프랑스.독일.캐나다 제품을 혐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인들은 이라크전이 끝나도 경제생활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는 1~2년 가량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위들린 월드와이드 앤드 플라이슈먼-힐러드 인터내셔널 커뮤니케이션스'가 지난달 21~24일 미국 성인 1천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프랑스 제품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46%는 그동안 애용하던 프랑스 제품을 다른 나라 제품으로 바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독일 상품에 대해서도 기피한다는 응답과 바꾸겠다는 응답이 각각 52% 및 47%에 달했고, 캐나다 제품을 기피한다는 답은 35%로 나타났다.

반면 영국 제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가 호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체 응답자의 49%가 앞으로 가급적이면 미국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하는 등 이라크전에 따른 국제사회의 갈등이 미국인의 국산품 애용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쟁이 소비감소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44%가 당분간 항공여행을 자제하고 당장 필요치 않은 쇼핑은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44%가 당분간 주택구입을 자제하고, 33%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매입시기를 늦추겠다고 답했다.

한편 전쟁으로 인해 테러 위협이 증가했다고 걱정한 비율이 53%인 데 비해 응답자의 40%는 전쟁 때문에 오히려 테러 위협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전쟁이 끝난 후 생활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기간이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48%가 2년 이상을, 44%는 1년 이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응답자의 6%는 예전으로 결코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사진설명>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럽 증시가 급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증권사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곤두박질치는 주가지수 보드 앞에서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프랑크푸르트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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