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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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이 10편인데 그 작품들이 서로 다른 경향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홍미 있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연극공연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까.
10편의 작품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은 신희일의『우물안 개구리』고종관의『아-여 극락으로요』그리고 오흥진의『묵시의 계절』등 3작품이었다.『우물안 개구리』는 짜임새가 무난한 작품으로 전통적인 희곡의 기법을 답습한 작품이라고 한다면『아-여 극락으로요』는 우리의 민속적인 소재를 극화한 작품으로 두 작품 모두 일단 수준에 오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다만『우물안 개구리』는 짜임새의 재미를 추구한 나머지 설정에 약간 무리가 있다고 느껴졌으며『아-여 극락으로요』는 발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나 구성이 산만하고 지나치게 감상에 젖은 것이 흠이라고 하겠다.
『묵시의 계절』은 설정이나 극적 전개가 퍽 재미나는 반면 끝맺음이 너무 성급한 느낌이었다. 단막보다도 장막으로 다루어졌으면 더 나았을 그런 작품이었다. 그러나 앞의 두 작품에 비해서 보다 공감할 수 있는 현실감각과 주제의식이 평가되어 이의 없이 당선작으로 결정된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극단의「레퍼터리」로 선정되어 우리의 무대에 올려질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판단된 것이다.
김정옥 유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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