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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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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심에 넘어 온 작품은 모두 28편이었으나 본심 진행 과정 중 20편이 탈락, 최종 합 평에서 논의된 작품은『우리 모두 달밤에 춤을』(최성각),『날개짓』(윤해율),『그 가을의 오후』(이응수),『바라보기』(이가백),『탈인큐베이터』(이용창),『빛깔과 냄새』(김지인),『하얀 헬리콥터』(이윤기).
『욥기신서』(표량기)등 8편이었다.
이 가운데서『탈인큐베이터』는 단편의 체재는 갖추고 있으나 깊이가 없다는 이유로,『날개 짓』은「휴머니즘」이 너무 치졸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로,『우리 모두…』는 감각·문장은 좋으나 정신적인 소신에서 더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그 가을의 오후』는 기복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각각 당선권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이들도 제각기 앞으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작가라는 점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남은 4작품을 놓고 당락을 가리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모두가 장단점을 함께 지니고 있어 어떤 점을 버려야 할지 쉽사리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중『하얀 헬리콥터』와『욥기신서』는 상당한 수준을 보인 작품이었다.『하얀 헬리콥터』는 단편으로서는 다루기 어려운 전쟁이야기를「스케치」수법으로 감동과 실감을 주는데 성공했으며『욥기신서』는 거창 사건을 주제로 이야기의 층과 「테마」를 발전시키는데 능란한 솜씨를 보였다. 다만 전자는 신인다운 새로움이 없고 후자는 긴박감이 없이 지루하다는 흠이 지적되었다.
한편『바라보기』는 진지함과 성실성을 높이 살 만한 작품이지만 시종 되고 있는 비유와 상징이 새롭지 못한 단점을 보였다.『빛깔과 냄새』를 당선작으로 결정한 것은 기성의 틀에 대한 젊은이의 감각이 비교적 참신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극적 구성이 거의 없다는 흠은 있으나 이런 유의 감각의 맥이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남은 3작품을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 와 그중 비교적 흠이 덜한『하얀 헬리콥터』를 가작으로 삼기로 했다.
강신재 최인훈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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