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등교 재개, 심리치료 병행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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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법’ ‘슬픔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24일 수업을 재개하는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배울 수업 내용이다. 단원고가 세월호 침몰사고로 지난 17일 휴교한 지 8일 만에 수업을 한다. 대학입시 준비에 바쁜 3학년 학생들이 이날 우선 등교한다. 2학년 학생 중 수학여행 불참자 14명과 1학년 학생은 28일부터 수업한다. 선후배를 잃은 재학생들은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1학년 이모(16)양은 “선배를 잃은 아픔에 수업이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첫날 수업은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심리 안정과 회복 프로그램 중심으로 진행된다. 교사와 학생이 ‘세월호 참사 이후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등에 대해 대화한다. 또 ‘애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법’ 등을 배운다. 여기에는 전문의 180여 명과 상담사 50여 명이 참여한다. 학생과 일대일 상담 등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정상적인 교과수업은 등교 3일째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학교 측은 수업 재개를 앞두고 진도 사고현장에 파견된 일부 교사를 학교로 복귀시켰다.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2학년 학생의 수업 재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들 학생 대부분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학교 측은 학생이 퇴원하면 한동안 집에서 심리치료상담을 받게 할 예정이다. 입원 초기에 감정마비, 불안감 등을 호소하던 학생들은 다소 호전되는 추세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고대안산병원에 입원 중인 학생 가운데 40%는 잠을 잘 못 자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교육청 김은정 장학사는 “구조된 학생들은 우선 심리치료에 집중하고 병원에서 수업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안산=임명수·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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