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탄지경의 북한…말 아닌 생활 수준|「북에서 온 편지」·자수 간첩·일지 증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괴의 경제가 21억「달러」를 넘는 외채와 원료·전기·수송난 등 삼중고에 시달려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지고 있다.
또한 당초부터 북괴는 경공업을 아예 무시하고 전쟁 준비만을 위한 군수 산업 우선 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지난 30여년 동안 거의 향상되지 못했다는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외신이 전한 북괴 실정과 「북에서 온 편지」, 그리고 귀순자 및 자수 간첩들의 증언들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비참 이하의 수준으로 떨어져가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우선 북괴의 기만 술책과 감언이설에 속아 북송된 재일 동포들과 일본인 처들은 틈만 있으면 일본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 「먹을 것」과 일용품을 보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애절하게 써보내고 있다.
얼마 전 평남 남포에서 살고 있는 북송 동포 안경자 여인 (가명)은 북괴를 방문한 「대판조총련 상공인 방북 단원」을 통해 재일 언니 안경옥 (가명) 여인에게 편지를 보내 생필품과 의약품의 탁송을 부탁했다.
또 다른 북송 동포 고정순 (가명) 여인은 일본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강제 노역 때문에 폐인이 되다 시피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중고품도 좋으니 「와이샤쓰」·양말·「스웨터」·검은 바지·생리대·「스커트」·「원피스」등 일용품을 되는대로 보내달라』고 애원했다.
최근에 자수한 전 북괴 간첩 김용규씨는 북괴가 현재 노동자에게 배급하는 하루 식량 6백g에서 그나마 한 달에 4일분을 이른바 「전쟁 비축미」로 공제하고 있음을 폭로했다.
그 위에 일제의 말기에서 볼 수 있었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즉 북괴는 각 군마다 이른바 「외화벌이 돌격대」라는 것을 조직케 하고 주로 인삼·약초·버섯·박하 등을 재배하는 일과 뱀·개구리 등을 잡으러 헤매게 하는 일에 북한 주민들을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일본의 조일·독매·매일 등 일간지와 주간지, 그리고 통일 일보 등은 한결같이 북괴 경제의 파탄성을 보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생활 모습을 폭로했다.
또 자유를 찾아 최근 월남한 이홍보씨에 의하면 최근 북한에는 하루 20시간의 극심한 노동과 영양 실조 때문에 「펠라그라」라는 병과 결핵 등의 질병이 만연,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밖에 위장병·간 질환 및 허리병 환자가 늘어나 전체 노동자의 20%가량이 고통을 받고 있으나 의약품 부족으로 사망율이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의약품 부족과 관련, 북괴는 노동자들의 각종 직업병 및 질환에 대한 치료를 감당치 못해 북한 주민들에게 「약초 생산 운동」을 시키고 있다.
따라서 북괴 사회에는 자연히 생활고와 관련한 각종 경제 사범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북괴 중앙 방송은 북괴가 주민들을 강제 동원, 도토리를 비롯한 산열매 따기에 혈안이 되어 있음을 실토했다.
그러면 북괴 정권은 무엇에 의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까. 그 해답은 김일성에 대한 「충성」 강요와 그 가족에 대한 우상화 놀음 때문이라고 해서 별다른 이의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를 위해 북괴는 오늘도 한 걸음 옮겨놓는데도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른바,「비판」을 2일·5일 간격으로 열게 하고 「학습」과 「독보회」를 통한 주민 세뇌를 매일 같이 반복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남한을 해방해야 그때 가서 잘 살수 있다는 선전과 함께-. 【내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