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격 경쟁력 확보가 살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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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부엌가구에서 출발한 ㈜한샘이 1990년대 후반부터 가구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쟁 업체들이 IMF로 허덕이고 있을 때 한샘은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천7백억원, 경상이익은 3백40억원이었다.

최양하(54.사진)사장은 "올 하반기 외국의 창고형 건자재 할인매장이 국내에 상륙하면 가구업계는 또 한번 홍역을 치를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원가 절감, 품질과 디자인 혁신, 서비스 향상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회사가 급성장한 요인은.

"차별화 전략이다. 창업 초기 다른 부엌가구 회사들이 스테인리스 상판을 고집할 때 멜라닌 상판을 선보였다. 1980년대는 고가정책과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97년에 새로 시작한 홈 인테리어 사업은 원스톱 쇼핑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졌다."

-해외 진출 상황은.

"91년 일본에 설립한 한샘재팬의 매출이 97년부터 해마다 두배씩 늘고 있다. 주로 건설사를 상대로 영업했으나 최근 도쿄에 전시장을 내고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팔기 시작했다.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뉴저지 공장의 제품을 80여 딜러에게 공급하고 있다."

-업계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가구는 원가에서 원.부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85%로 다른 업종에 비해 높다. 나머지가 인건비를 포함한 가공비인데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중국.동남아산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실정이다. 가격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명도.이미지에서는 유럽산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의 활로(活路)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내부 혁신으로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경쟁 회사의 디자인을 모방하고 덤핑 판매하면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IMF 때 무더기로 퇴출된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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