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개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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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출에 경기의 사활을 걸고 있는 한국으로선 해외시장의 동향에 큰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세계적인 경기회복추세와 관련한 해외시장의 현황과 전망은 어떤가. 최근 발간된 일본무역진흥회(JETRO)의 「76년 해외시장백서」를 통해 세계무역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료>

<일 무역진흥회 분석>
75년의 세계무역은 유례없이 침체했다. 경기후퇴에 의한 선진공업국의 수입부진이 세계무역을 축소시킨 주인이 됐지만 무역의 침체는 또 불황을 더욱 심화시켰다. 그러나 선진공업국의 경기회복과 더불어 76년부터 세계무역은 상승기운을 보이고 있다. 75년의 세계무역은 8천1백54억 「달러」로 11년보다 명목 「베이스」로는 3.8%증가했지만 수량「베이스」로는 5.3%가 오히려 감소했다.
75년의 세계무역은 전후 최악의 불황을 반영한 것이다.
75년 중 선진국의 경상수지는 수입의 축소 때문에 대체로 군형을 이룩했지만 비 산유개발 도상국과 공산국은 오히려 불균형이 확대되었다.
또 산유국의 경상흑자도 줄었다. 석유파동 후 예상을 상회하는 인플레의 질주와 국제수지의 악화 때문에 선진공업국들은 총수요 억제책을 강화했고 이는 인플레의 수지엔 상당한 기여를 했으나 광공업 생산의 대폭적인 감퇴, 즉 경기의 과잉냉각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선진공업국의 수요감퇴는 특히 수입의 격감으로 나타나 이는 세계무역을 침체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개발도상국이 수출의 대부분을 선진국시장에 의존하고 있은 현 국제경제여건에서 선진공업국의 수입부진은 개발도상국의 심각한 타격으로 나타났다.
74년엔 모든 돈이 석유대전 때문에 산유국으로 몰리고 산유국의 경상흑자를 개도국과 선진국이 반반씩 부담하는 「패턴」이었으나 75년엔 선진국의 경상수지는 거의 균형 보이는 대신 개도국은 적자가 오히려 느는 사태가 나타났다. 선진공업국 중에도 미국이 특히 두드러진 경상수지의 개선을 보였다. 75년 중 미국의 무역수지는 94억 SDR을 기록, 경상수지 개선 폭은 1백억 SDR를 상회했다.
산유국은 75년 들어 크게 경상흑자가 줄었다. 「이라크」·「인도네시아」·「리비아」등은 종할 수지에서 오히려 적자가 났다.
비 산유 개도국은 경상적자폭이 확대되었는데 특히 「브라질」·「아르헨티나」등이 두드러지게 악화되었다.
석유가의 폭등에 따른 충격을 선진공업국은 이미 완화, 흡수한 대신 개도국만 그 부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76년의 세계무역 동향을 좌우하는 것은 75년 세계무역 숙소의 직접요인이 됐던 선진공업국의 경기동향이다.
76년 전반의 선진공업국경제는 착실한 회복과점에 들어갔고 이러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듯 「로이터」국제 상품 지수도 76년6월에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선진공업국 중에서도 미국의 경기회복이 가장 빨라 금년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연6.5∼7%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독·프랑스·일본·「캐나다」·영국 등도 76년에 들어 빠른 「템프」로 회복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상황을 반영, 선진공업국의 무역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공업국은 경기회복과정에서 다시 수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개도국은 대외채무의 증대라는 제약 때문에 수입을 크게 늘릴 수 없을 것이고 산유국도 일부 나라의 자금난과 항만미비 때문에 75년(금액「베이스」로 51% 증가)만큼 수입을 격증시킬 수 없을 것이다.
76년의 세계무역은 선진공업국의 경기회복을 배경으로 75년의 침체에서 벗어나기는 하지만 급격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고 수량 「베이스」로 7%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동경=김경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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