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껍질덮여 폐항위기(전북옥구군하제항포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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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북 옥구군 옥구면 선연리 하제항 포구가 노랑조개 껍질더미로 폐항 위기에 있다.
만경강하구 난산기슭의 하제포구는 부근 소형어선들이 붐비는 작은 어항. 부근 1∼2㎞밖의 개펄에 대량으로 서식하는 노랑조개잡이로 제법 흥청댄다.
1백40가구 7백50여명의 주민 거의가 노랑조개잡이를 주업으로 삼고있다. 간만의 차가 심해 빠를 때는 상오 1시부터 늦어야 동틀 무렵 노랑조개잡이에 나섰다가 밤12시쯤 되어 귀항한다.
노랑조개로 이어지는 이들의 하루 일과는 낮과 밤으로 구별되는 것이 아니고 간조·만조때로 구별된다.
이들이 갖고있는 조개잡이 어선이라야 겨우 5t 미만의 거룻배 1백60여 척이지만 노랑조개잡이에 전 생계를 기대고 있는 것. 하지만 짓궂게도 바로 이 노랑조개가 이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외지에서 몰려든 어선들까지 3백여 척의 소형어선들이 잡아들이는 노랑조개는 연간 9천2백88t. 하제부두에서 껍질을 벗겨 20%에 해당하는 알맹이만 뭍의 가공공장으로 실어내고 80%의 껍질 7천4백여t은 그대로 부두에 버려진다.
이래서 조개껍질은 산더미처럼 쌓여 포구가 메워지고 있어 조개잡이 어선들의 입·출항이 점점 어렵게 됐다.
조개잡이가 한창 시작된 70년부터 조개껍질이 메운 포구의 면적은 줄잡아 5천여 평.
아직 물이 드나드는 포구도 수심이 얕아져 만조 때가 아니면 소형어선들이 어려운 임·출항을 할 수 없는 실정.
김옥길씨(50)등 주민들은『이대로 조개껍질을 버려두면 앞으로 5년이 못 가 포구가 완전히 매립돼 배를 댈 곳이 없어질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이곳 하제포구를 전북도내 3대 어항의 하나로 개발하려는 옥구군은 방파제와 진입도로· 호안공사 등을 계획하고 있으나 이들 조개껍질의 처리 문제를 해결 못해 포구 개발사업에 손을 대지 못한다는 것.<옥구=이현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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