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시냐프스키 저 합창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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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5년 「모스크바」의 「고리키·인스티튜트」비평교수로 재직중 서방에서 책을 출판했다는 죄로 피원, 7년의 중노동형을 받았던 「안드에이·시냐프스키」의 서한집 『합창소리』(A Voice From the Chorus)가 최근 미국「뉴요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그가 복역중 한 달에 두 차례씩 그의 부인에게 보낸 편지와 「노트」로 엮어져 있으나 여기 담겨져 있는 삶과 죽음의 문제, 믿음의 문제, 철학과 예술의 문제 등은 매우 심오한바 있어 「토마스·만」의 걸작 『마의 산』과 비견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은 서한이 아니라 「시냐프스키」의 철학적 혹은 문학적 명상록이다. 따라서 이 책이 줄 수 있는 감동은 어떤 문학작품이나 어떤 철학이론이 줄 수 있는 것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가 강제노동수용소에 들어가기 전 서방세계의 실존주의를 체득할 기회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으나, 그가 이 책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은 중노동이라는 인간적 체험 속에서 소위 자유라는 문제에 대한 추상적 의문이 얼마나 허망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파라·슈트라우스&지로」사간·328면·1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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