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선거하면「카터」가 유리"|NYT·CBS공동 여론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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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금 당장 선거를 실시한다면「카터」전「조지아」주지사 가「포드」미대통령을 안정된 표 차로 누를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났다.
최근「뉴요크·타임스」와 CBS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는 상대가「포드」라면「카터」는 50대29로 이길 것이라고 점쳤다. 「리건」전「캘리포니아」주지사가 공화당 후보라면 표 차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여론조사가「지금 당장」선거가 실시될 경우라는 전제를 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4개월 안에 일어날 수 있는 사태의 역전은 계산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카터」당정의 전망은 정확히는 잠정적인 것이다.
그러나「카터」의 인기가「포드」를 앞지르는 배경을 들여다보면 그런 극적인 역전을 예상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포드」는「리건」과의 지명경쟁에서 큰 상처를 입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예선에서는 두 사람의 경쟁은 감정대립까지 빚었다.
그 결과로 만약 지금 예상대로「포드」가 지명되면 공화당 유권자의 25%가 이번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을 떠나서「카터」에게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CBS여론조사는 보도했다.
「포드」를 위협하는 다른 문제의 하나는 흑인들이다. 흑인 표는 73대14로「카터」에게 몰리고 있어서 흑인유권자의「카터」지지는 압도적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란다.
60년「케네디」는 주로 흑인 표에 힘을 입어서 당선됐고 72년「맥거번」도 흑인표의 87%를 얻었다.
흑인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는 하지만「카터」처럼 남부출신의 정치가가 백인 중류층의 착실한 지지를 받으면서 그렇게 압도적인 흑인 표를 얻는다는 것은 결정적인 이점임에 틀림없다.
백인유권자들은 43대42의 비율로「포드」를 지지한다. 그러나 1%의 차이는 백인유권자의 양분이라고 보아도 큰 오차가 없다. 거기다가 흑인 표를 섞어버리면「카터」는 상당한 차이로 선거를 이긴다는 것이「뉴요크·타임스」와 CBS 방송의 조사결론이다. 「포드」는 공화당표의 이탈을 막는 수단의 하나로「리건」지지 세력의 포섭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싱」(흑백 공학)반대도 그런 계산에서 나왔다.
그러나「포드」와「리건」은「캘리포니아」예선 결과로 화해의 가망이 없어졌다. 「포드」는「리건」을「전쟁광」으로 만들어 놓았다.
선거란 표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앞으로 4개월 동안에 경제사정이라도 극적으로 호전되면「포드」와「카터」의 인기는 역전될 수도 있다.
이 나라의 정치평론가들이 선거결과를 예측하기를 꺼리는 이유도 선거의 그런 생리 탓이다. 그러나「포드」는「리건」이 일으킨「당내반란」을 수습하는데도 현직대통령이라는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기 대문에「영도력 없는 관제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터」는 한때 예상되던 민주당 내부의 분열가능성을 극복했다. 어떤 사람은 민주당이 백악관의 권력에 굶주렸기 때문에 집안싸움을 할 처지가 아닌데서「카터」가 덕을 본다고 말한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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