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소방호스 노즐 556개 훔친 절도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대학생 복장을 하고 한 달새 광주 지역 아파트 소방호스 노즐 556개를 훔친 절도범이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9일 아파트 단지 복도에 설치된 소화전 호스 노즐을 50여 차례에 걸쳐 훔친 혐의(절도)로 윤모(2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윤씨는 지난달 7일부터 아파트단지 7곳을 돌며 노즐 556개(시가 723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절도 등 전과 6범인 윤씨는 인터넷 카페에서 "소방노즐을 훔치면 고가에 팔 수 있다"는 글을 보고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화전에 설치된 노즐은 대부분 동(銅) 소재여서 일반 고물상에서 개당 1만~3만원에 거래된다.

경찰조사 결과 윤씨는 해당 아파트에 사는 대학생인 것처럼 여러 아파트를 들락거렸다. 점퍼와 청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주로 오전 8시~10시 사이에만 범행을 했다. 출근시간에는 주민들의 왕래가 많아 의심을 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접이식 칼을 이용해 소방호스에서 잘라낸 노즐은 등산용 배낭에 넣어 밖으로 운반했다. 윤씨는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훔친 노즐을 고물상 9곳에 나눠 파는 치밀함도 보였다.

윤씨는 추가 범행을 위해 자신이 수 차례 노즐을 훔친 아파트단지를 배회하다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행 시간이 오전에만 집중된 점과 피해 아파트 32곳에 설치된 CCTV 분석 결과를 토대로 윤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노즐 절도가 화재 피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훔친 노즐을 사들인 업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봉열 광주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최근 아파트단지 곳곳에서 노즐 절도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 각 가정에서도 소화전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