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 이중처신 헷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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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나라당이 27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박종희(朴鍾熙)대변인은 "盧대통령이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이날 盧대통령이 이라크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국가인권위에 대해 옹호성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였다.

朴대변인은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국정 최고책임자의 발언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며 "파병이 전략적.현실적 판단이라고 천명했던 것과도 동떨어진 주장이며 대통령이 과연 파병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반대하는 것도 맞고요, 파병하는 것도 맞습니다'라는 식의 이중적 처신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朴대변인은 논평에 "盧대통령이 민주당도 제대로 설득하지 않고 국가기관의 반대까지도 용인하는 이런 행태를 보인다면 우리 당은 국회 동의안 처리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까지 담았다.

한나라당은 盧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젊은 층과 네티즌 등 지지층을 의식한 이중적 처신이라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런 기류는 박희태(朴熺太)대표권한대행과 민주당 정대철(鄭大哲)대표의 오찬회동에서도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朴대행은 "대통령이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처리의 필요성에 대해 좀 더 진일보한 대국민 설득 노력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인배(林仁培)수석부총무는 "정부는 즉각 국가인권위에 대한 자체 감사에 착수해 성명 발표과정의 진상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퇴 등 응분의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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